1. 사랑은 주는 것
40쪽 사랑은 '참여하는 것'이며 '빠지는 것'은 아니다. 가장 일반적인 방식으로는 사랑은 원래 '주는 것'이지 받는 것이 아니라고 말함으로써 사랑의 능동적 성격을 설명할 수 있다. (중략) 주는 것은 잠재적 능력의 최고의 표현이다. 준다고 하는 행위에는 나의 활동성이 표현되어 있기 때문에 주는 것은 받는 것보다 즐겁다. 100쪽 인간은 다른 사람을 돕지 않는 한, 전적으로 외롭다. 105쪽 정신은 모든 것 가운데서 가장 선한 것을 끊임없이 요구한다. |
→이 책에서는 운명의 상대를 만나 사랑에 뿅-하고 빠지는 일은 환상이자(거의 망상이라 보는 듯) 편견에 의해 형성된 오류로 보고 있다. 대상이 특별해서 사랑에 빠지는 게 아니라, 사랑에는 노력이 중요하기 떄문에 대상은 중요하지 않다는게 이 책의 논리다. 나는 웬만한 사람에게는 이성으로서 좋아하는 마음이 생기지 않다보니 운명론적인 사랑을 믿게 되었는데, 이런 나에게 일격을 가하는 문장으로 시작하는게 <사랑의 기술이다>
→두 번째 환상에도 일격을 가하는데, '사랑받고 싶다'고 외치며 외로워하는 사람들의 등짝을 세게 때리는 느낌이 든다. 그게 바로 나인데, 나는 혼자 살기 시작하면서 나는 극한의 고독감을 느낀 적이 있었다. 외로움으로는 표현되지 않는 고독감 속에서 모든 짝이 있는 존재들을 부러워하며 내가 바랐던 것은 '사랑받는 것'이었다. 이 외로움을 타인이 내게 퍼붓는 사랑으로 채우고 싶어했다. 프롬을 읽고 나니, 그 순간 내가 강렬히 원해야 했던 것은 '사랑을 주는 행위'에 대한 갈망이었어야 했다. 사랑을 '주는 것'에 초점을 맞추었다면. 사랑의 '대상'은 중요하지 않기 때문에 나는 외롭지 않았을 것이다.
2. 자기 객관성을 가지고 개인의 독자성을 유지한채 서로 합일하는 것
29쪽 내가 남들과 같고 나 자신을 유별나게 하는 사상이나 감정을 갖고 있지 않으며 나의 관습이나 옷이나 생각을 집단의 유형에 일치시킨다면 나는 구제된다. 고독이라는 가공할 경험으로부터 구제되는 것이다. (중략) 남과 다르다는 데서 느끼는 공포가 얼마나 강력한가 (중략) 만인의 의견일치는 '자신'의 견해가 정당함을 입증하는 것이다. (중략) 차이를 제거하려는 경향이 산업사회에서 전개되고 있는 평등의 개념과 밀접히 관련되어 있다. 33쪽 동일한 명령에 복종하면서도 각기 자신의 욕망에 따르고 있다는 확신을 갖게 하는 것이다. 현대의 대량생산이 상품의 규격화를 요구하는 것처럼 사회적 과정은 인간의 표준화(노동의 표준화, 오락의 표준화)를 요구하고 이러한 표준화를 '평등'이라고 부른다. 117쪽 근대 자본주의는 원활하게 집단적으로 협력하는 사람들, 더욱 많이 소비하는 사람들, 그 취미가 표준화되고 쉽게 영향받고 예측될 수 있는 사람들을 요구한다. 근대 자본주의는 권위, 또는 원리, 또는 양심에 종속하지 않고 자유롭고 독립되어 있다고 느끼고 있는 사람들, 그러면서도 즐거이 명령에 따르고 그들에게 기대되고 있는 일을 하고 마찰없이 사회기구에 순응하는 사람들(후략)을 요구한다. |
→ 나이가 찼는데 결혼을 하지 않게 되면서 일반적인 삶의 궤도에서 벗어나게 되었다. 원하지 않았는데 남들과 다른 삶을 살게 되었다. 그 '다름'이 주는 고통이 매우 커서, 다시 4인 가족이라는 일반적인 삶의 모습에 편입되려고 노력해 보려 했었다. 하지만 이미 한번 벗어난 비규격화된 삶이 주는 자유를 포기하기도 쉽지 않았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며 맹목적 결혼을 위해 돌진할게 아니라 오히려 더욱 나만의 독자성과 자기객관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느꼈다. 그렇게 나를 찾을 때 그제서야 비로소 사랑이 완성될 기본 조건을 겨우 갖추게 된다는 것을 알았다. 즉, 나를 찾아야 사랑을 할 준비가 되어 있는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거꾸로 하긴 한다. 사랑을 하면 나를 찾게 되지 않을까 기대하며 짝을 찾아나선 뒤, '나를 찬양해봐, 그걸 나라고 규정하게'의 느낌으로 상대에게 자신의 자존감을 북돋워줄 것을 요구한다고 해야하나?
어쨌든 나는 이 세계에서는 다행히 벗어났다. 대신, 나를 바로 세우기 위해 내가 넘어야 할 산이 있는데, 그건 바로 차별적 시선이다! 결혼하지 않은 사람에 대한 편견적 시선 -무슨 결함이 있는지를 찾아내려는 시선-을 견뎌내야 하고, 비순응적 발언을 할 때 겪게될 미움에 대해 기꺼이 수용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3. 능동적인 행위
39쪽 열정의 노예이고 쫓기고 있기 때문에 사람들의 활동은 사실 수동적 명상은 내면적 자유와 독립의 상태에서만 가능한 영혼의 활동 44쪽 사랑의 능동적 성격에는 준다는 것 + 보호, 책임, 존경, 지식 등이 포함된다. 즉, 있는 그대로 보고(존경) + 그의 독특한 개성을 아는 능력(지식) / + 그래서 다른 인간존재의 요구에 대해 반응하는 것(책임) / + 나아가 사랑하고 있는 자의 생명과 성장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보호)을 갖는 것 등을 의미한다. |
→많은 사람들이 열심히 살고 있지만 사실은 수동적인 삶이라는 일침이 있었다. 그리고 열심히 살았으니 능동적으로 주체적으로 잘 살고 있다고 착각하는데, 그 무지에서 깨어나야 한다는 일깨움이 있었다. 크...정말 훌륭한 관점이다. 진짜로 능동적인 삶을 살기 위해서는 내면적 자유에 도달해야 한다. 열정의 노예가 되지 않아야 한다. 이게 너무 어렵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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